장르
드라마, 블랙 코미디, 착각물
감독
피터 위어
출연
짐 캐리
로라 리니
노아 에머리히
에드 해리스 외
각본
앤드류 니콜
제작
앤드류 니콜, 에드워드 S. 펠드먼, 스콧 루딘, 애덤 슈로더
기획
린 플레셰트
촬영
피터 비지우
편집
윌리엄 M. 앤더슨, 리 스미스
음악
필립 글래스, 부르크하르트 폰 달비츠, 보체크 킬라
음향
줄리 피어스
미술
데니스 개스너, 리처드 L. 존슨, 낸시 하이
제공사
미국 국기 파라마운트 픽처스
제작사
미국 국기 스콧 루딘 프로덕션
수입사
대한민국 국기 UIP 코리아
대한민국 국기 해리슨 앤 컴퍼니[재개봉]
배급사
미국 국기 파라마운트 픽처스
대한민국 국기 UIP 코리아
대한민국 국기 해리슨 앤 컴퍼니[재개봉]
개봉일
미국 국기 1998년 6월 5일
대한민국 국기 1998년 10월 24일
대한민국 국기 2018년 12월 13일[재개봉]
상영 시간
103분
제작비
4000만 달러
등장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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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버뱅크(Truman Burbank)
배우는 짐 캐리. MBC판 성우는 안지환, 기내더빙은 오세홍. 1967년 1월 29일생.
크리스토프에게서 가공된 삶을 살아온, 자신이 주인공인 것을 모르는 트루먼 쇼의 주인공. '트루먼'이라는 이름엔 '진짜 사람(true man)'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트루먼 쇼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진짜 삶을 살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해석된다. 다른 모든 등장인물에게서 꾸며진 거짓된 삶을 살아가는 그에 대한 반어법적인 표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절묘하게도 본 영화의 배급사인 파라마운트의 '경쟁사'인 워너 브라더스의 본사 소재지가 미국 캘리포니아 '버뱅크'이다. 버뱅크가 미국 미디어산업의 집결지라는 것을 떠올리면 절묘하다 못해 소름이다.
29세의 백인 남성이며, 아내와 단독 주택에서 살며 보험회사에 다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상대하는 고객들, 마을 주민, 죽마고우, 심지어 그의 부모와 아내까지도 전부 연기자이다. 인사성이 밝으며 그가 자주 하는 "못 볼지도 모르니 미리 말해 두죠. 좋은 오후, 좋은 저녁, 좋은 밤 보내세요."[9]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따라 하는 명대사이다. 30년 동안 모든 생활이 도촬 되면서[A]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웬만한 곳엔 다 카메라를 심어놨는지 영화 속에서 카메라 렌즈 시점으로 보는 듯한 연출이 자주 나온다. 트루먼의 일거수일투족이 계속 도촬되어 생중계되는 것을 표현한 연출이다.
어린 시절엔 탐구심이 강하여 여행가가 꿈이었고 섬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있었지만, 제작진과 배우들은 그에게 더는 탐험할 지역이 없다고 가르치고, 비행기 사고에 대한 공포를 심고, 사나운 개를 풀어 떠나려는 어린 트루먼의 앞을 막고, 자기가 사는 곳이 최고의 관광지로 선정되었다는 기사를 보여주는 등 여러 방법으로 그 욕구를 억제했다. 거기에 트루먼의 아버지가 폭풍우로 목숨을 잃는 사건을 연출해 트루먼에게 물 공포증을 심었다. 영화 중간의 크리스토프 인터뷰에 의하면 섬을 나가려는 트루먼을 막기 위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갑작스러운 줄거리를 만들어 그를 갑작스레 하차시킨 것이다.[11]
트루먼은 이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트라우마가 생겨 세트장인 섬에서 나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평범한 삶을 사는 와중에도 마음속으로는 항상 섬을 떠나는 것을 꿈꿨다. 이해할 수 없었던 실비아와의 이별 당시 실비아의 목적지로 이야기된 피지로 떠나는 게 꿈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보트를 타고 바다를 건너 생명을 위협하는 인공 폭풍우마저 이겨내고 세트장과 만들어진 인생에 작별을 고한다.[12]
극중에서 트루먼 쇼의 주인공 후보 아기로는 4명이 더 있었으나 그가 방송 날짜에 맞춰 태어났기 때문에 그가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 되었다. 영화 설정상 개인이 아닌 법인에 입양된 최초의 아기라고 한다.
자가용으로는 3세대 포드 토러스를 몬다.
크리스토프(Christof)
배우는 에드 해리스. MBC판 성우는 권혁수, 기내더빙은 이호인. 일본어 더빙판은 나야 로쿠로. 달에서도 보인다는 초거대 세트장 씨헤이븐(Seahaven)을 만들고 트루먼 쇼를 제작한 총 책임자. 마른 체형의 안경을 쓴 중년의 남성이다. 각본을 짜는 것도 주로 그가 하는 듯하며 중요한 순간에는 본인이 직접 무선통신으로 배우들의 행동이나 대사를 지시한다.
자신이 만든 트루먼 쇼에 크게 심취한 듯하며, 다른 제작진이나 스폰서들과는 달리 트루먼을 단순히 돈벌이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제 딴에는 그를 아들처럼 소중히 여기며 아끼는 듯. 현실 사회는 추잡하고 속임수가 가득하지만, 자신이 만든 세트장 내에서는 두려워할 것이 없으며, 그것이 트루먼을 위한 천국이라고 여긴다. 이는 실비아와의 전화 설전 중 트루먼에게 "평범한 삶"을 주어 걱정 없이 살게 해주고 있다고 말하는 것에서 드러난다. 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데, 크리스토프와 세트장 씨헤이븐을 합치면 Christ of Heaven이며, 트루먼의 삶과 씨헤이븐을 만들고 조정하는 신이라는 뜻이 된다.
크리스토프로서는 반평생을 트루먼만 보며 살아왔으니 아들과 같이 여길 만도 하다. 하지만 타인의 사생활을 전 세계에 실시간 중계하는 것에 전혀 거리낌이 없지만 정작 본인의 사생활 보호는 철저히 하는 모순을 지녔고, 여러 인위적 방법을 통해 트루먼이 섬을 떠나지 못하도록 방지했으면서 되려 트루먼이 스스로 떠나려 하지 않았다고 둘러대는 뻔뻔함도 있다. 또한 트루먼이 섬을 탈출하려 하자 죽음의 위협 속에 빠뜨리면서까지 쇼를 지속하려는 모습을 보면 소시오패스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잠자는 트루먼의 영상을 자기 아이 만지듯이 부드럽게 쓰다듬는다거나, 트루먼이 탈출하자 분노가 아닌 다소 미묘한 표정을 짓는 등, 그에게 트루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상기한 트루먼이 탈출하는 상황에서 어느 주주가 "트루먼이 죽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내보낼 거냐?" 하고 따지자, "그가 태어나는 모습도 생방송으로 내보냈다." 하고 대답하며 트루먼이 정말로 죽을 수도 있는 상황까지 내모는데, 심지어 이 상황에서조차 극적인 연출을 하려고 한다. 결국 트루먼이 죽을 수 있는 상황마저 그에게는 방송의 재미를 위한 도구일 뿐, 결국 그가 트루먼에게 가지는 애정은 부모가 자식에게 갖는 감정이 아니라 작가로서 자신이 창조한 캐릭터에 느끼는 감정에 불과한 것이다. 거기다 트루먼이 스튜디오를 떠나자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나라 잃은 표정을 짓고 있다. 대사로 드러나는, 세상을 혐오하고 사람을 사람이 아닌 캐릭터로 보는 비인간성을 보면 굉장히 무서운 인물.
편집된 장면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냉혹함을 넘어서 잔인할 정도인데 트루먼의 아내 역할을 맡은 배우가 하차 선언을 하면서 트루먼의 가족인 배우와 친구인 배우, 트루먼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될 예정으로 캐스팅된 배우를 모아놓고 '트루먼이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의 채널도 따로 분리하여 연대기 형식으로 촬영할 예정'이라고 말한다. 그야말로 윤리고 인권이고 방송 앞에선 다 필요 없는 무자비한 인물. 이때 트루먼과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될 예정으로 캐스팅된 여배우가 하는 말도 걸작이다. "쌍둥이가 아니길 빌어야겠네요."
실비아(Sylvia)
배우는 나타샤 맥켈혼. MBC 판 성우는 이미자, 기내더빙은 안경진. 트루먼의 첫사랑. 처음 그녀는 트루먼의 대학 캠퍼스의 단역 연기자였다. 비중이 없는 단역 연기자였기 때문에 트루먼과의 로맨스는 예정되어 있지 않아서, 트루먼이 그녀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자 말론과 메릴 등이 숨김없이 그대로 트루먼의 주의를 끈다. 연기할 때 쓰던 가명은 로렌 갈랜드.[13]
트루먼이 계속 사라지는 실비아를 겨우 찾아서 말을 건네자 "너랑 얘기하면 안 돼."라며 거부한다. 트루먼이 그녀가 옷에 단 배지의 문구의 의미를 물어보는데 그 문구는 "어떻게 끝날까?(How's It Going To End?)"였다. 그러나 실비아는 계속 말을 돌려가며 뜻을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실비아도 트루먼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그에게 자신의 본명과 트루먼 쇼의 진실을 알려 주려다가 이를 지켜보던 스태프들과 연기자들에게 트루먼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끌려나간 뒤, 뒤이어 스태프는 본인이 실비아의 아버지이며 딸이 정신병이 있다는 식으로 트루먼에게 변명한다. 실비아는 이후 쇼에서 해고되고 현실 세계에서 트루먼 쇼를 반대하는 운동에 참여하며 트루먼을 현실로 끌어오려 애쓴다. 사실 실비아는 단역으로 출연을 시작한 때 전부터 트루먼 쇼 반대 운동을 찬성하거나 참여한 듯하다.[14]
메릴과 결혼한 뒤에도 트루먼은 실비아를 잊지 못해 실비아를 찾아 피지로 떠나고 싶어했다. 이는 실비아가 퇴장할 때 그를 끌고 간 실비아의 부친이 실비아를 데리고 피지로 간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는 프로그램에서 퇴출되었을 뿐 피지로 간 것이 아니었다. 그저 트루먼이 어디로 떠나느냐고 묻기에 대충 둘러댔을 뿐이었다. 아버지라고 자칭한 사람은 당연히 실제 부친이 아니며 제작진이나 단역배우일 것이고, 실비아를 데려가지만 실비아는 이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며 부정한다.
잠시 봤던 첫사랑의 얼굴을 끝까지 기억하며 아내에게 준다는 명분으로 산 패션잡지에서 오린 모델들의 얼굴로 실비아 얼굴 사진을 만들어서 탈출하는 순간까지 간직한 트루먼을 보고 감동한다. 마지막 신에서 트루먼이 결국 세트를 빠져나가자 뛸 듯이 기뻐하며 트루먼을 맞이하러 떠난다. 트루먼의 탈출을 가장 기뻐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말론(Marlon)
배우는 노아 에머리히. MBC판 성우는 황윤걸, 기내더빙은 김준. 트루먼의 단짝 친구를 연기한 배우로 본명은 루이스 콜트레인. 7살 때부터 트루먼의 친구를 연기했다고 하니 거의 평생을 연기하며 살아온 셈. 트루먼을 진짜 친구로 여기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작중에서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말을 할 때 말을 못 잇거나 눈가가 촉촉해지는 등 죄책감을 느끼는 듯한 묘사가 살짝 있다. 이후 배우 노아 에머리히 인터뷰에 의하면, 작중 설정상 루이스 콜트레인은 트루먼을 속이는 것에 죄책감을 느꼈고, 그 때문에 장기 알코올 중독에 걸렸다고 한다. 매번 알코올 중독을 고치려고 할 때마다 하필 맥주 광고의 모델로서 선택되어서 중독을 끊을 수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었다고 한다. 아무리 배우라고 해도 무려 7살 때부터, 한 사람의 가장 친한 이가 되어 평생을 살아왔는데 그 우정과 믿음이 거짓 위에 세워진 것이라는 죄책감, 비록 연기지만 오랜 시간 함께하며 알게 모르게 쌓인 진실한 감정이 전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극중 시점에선 흥분한 트루먼을 진정시키고 사건을 수습하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트루먼 쇼의 주연 배우 중 가장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듯하다. 트루먼이 방송사고를 낼 상황이면 늘 한 손에 캔맥주 세트를 들고 "트루먼~! 맥주 마시자~!"라며 천연덕스럽게 나타나서 상황을 수습하는 역할이다.
후반에 의심과 고통에 가득한 심정을 토로하는 트루먼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죽은 줄 알았던 그의 아버지를 다시 데려와 소개해준다. 물론 그 위로의 말은 크리스토프가 읊는 말을 그대로 전달한 것뿐으로, 크리스토프가 지시하는 장면과 말론이 그 말을 그대로 읊는 장면을 교차해 보여주는 연출이 압권.
편집된 장면에서는 트루먼 쇼의 촬영에 지친 듯한 모습을 보인다. 제작자가 트루먼이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의 채널도 따로 분리하여 연대기 형식으로 촬영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트루먼이 죽어야만 싱글채널로 돌아가는 겁니까?"라고 묻는다. 이에 대해 '죽어야만 하차할 수 있는 트루먼에 대한 연민' 혹은 '트루먼이 죽을 때까지 자신도 출연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지겨움'이라는 상반된 해석이 있으나, 다른 배우들이 웃고 있을 때 말론 혼자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이 질문 후 대답을 회피하는 크리스토프의 반응 때문에 유튜브 및 레딧 등지에서는 전자의 해석이 주류이다.[15]
트루먼과 어릴 때부터 출연해서 원년멤버나 다름없고 동갑에다 형제처럼 생각한다고 하는 말을 보면, 트루먼과 함께 방송국에 입양된 아이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있다. 다만 이렇게 보긴 어려운 것이 트루먼은 진짜 사회에서의 신분 자체가 없이 그냥 쇼 내의 트루먼 버뱅크란 신분 밖에 없지만, 작중 크레딧에서 나오듯 이 캐릭터는 말론을 연기하는 것이고 본명인 루이스 콜트레인이란 신분의 배우이다. 즉 트루먼과 달리 진짜 사회에서 신분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방송국이 입양했다면 트루먼과 같은 신세이므로 굳이 사회적 신분을 만들어줄 이유도 없다. 게다가 트루먼 쇼에 대한 다큐멘터리에서는 트루먼 버뱅크가 세계에서 최초로 방송국에 의해 입양된 아이였다고만 나오지 같은 나이인 말론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이를 보면 그냥 어린 시절부터 방송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이었다고 보는게 자연스럽다.
메릴 버뱅크(Meryl Burbank)
배우는 로라 리니. MBC판 성우는 윤성혜. 트루먼의 아내를 연기한 배우로 본명은 한나 길. 트루먼 쇼에서의 직업은 간호사.[16] 물론 가짜 직업이기 때문에 트루먼이 실제로 그녀가 일한다는 병원에 들렀을 때에는 허겁지겁 수술실에서 보조하는 척을 했다. 하필 절단 수술을 한다고 말했기에 마취도 안 된 배우를 환자인 양 강제로 눕혀놓고 절개를 하는 척했다.
그녀가 트루먼과 결혼한 것은 제작진이 의도한 것이며, 첫 등장부터 실비아의 출연으로 동요하는 트루먼을 본 제작진이 급하게 난입시킨 것이다. 시작부터가 대타 역할이었던 셈. 그녀는 사생활 없이 트루먼의 아내를 연기하는 것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트루먼을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는다. 메릴 역을 맡은 배우 로라 리니가 인터뷰에서 작중 설정상 한나 길이 계약할 때 트루먼과 잘 때마다 제작진에게 1만 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트루먼이 메릴을 의심하기 시작한 계기는 트루먼이 메릴과 올린 결혼식의 앨범을 보다가 서로 키스하는 사진에서 메릴이 손가락을 교차했음을 알아차렸던 것이다. 그것도 아예 손을 앞으로 내놓은 상태에서 떡 하니 꼬았다.[17] 이 장면은 서양 문화를 알아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도 있었다. 서양에서 이렇게 손가락을 꼬는 손짓은 원래 행운을 비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를 몰래 한다면 '내가 지금 사기 치고 있으니까 행운이나 빌어줘!'라는 뜻이 된다. 정확히 말하면 손가락을 꼬는 자세를 위로 하면 행운을 빈다는 의미지만 이것을 거꾸로 하면 반대의 의미가 된다. 상황이 아니라 방향이 중요하다. 숙어로 fingers crossed라고 하면 행운을 빈다는 의미. 그래야만 나중에 지옥에 안 간다고 믿었던 것이 관습으로 굳어진 것이다. 게다가 결혼반지는 왼손 약지에 낌이 보통인데, 사진 속 메릴은 결혼반지를 황당하게도 오른손에 끼었다. 그리고 이 사진을 발견한 다음 날 아침, 트루먼은 병원으로 출근하는 척하는 메릴에게 "I'll cross my fingers"(손가락 꼬아놓고 있을게)라고 말한다. 얼핏 듣기엔 행운을 빌어준다는 말 같지만, 자신이 결혼식에서 손가락을 꼬는 손짓을 취했음을 알아차렸다고 받아들였는지 메릴의 표정도 잠시 묘해진다.
메릴의 주 역할은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을 향해 각종 협찬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다.[18] 하지만 명색이 남편이라는 트루먼의 심리 상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너무 숨김없이 그대로 광고성 멘트를 날려대는 바람에 트루먼이 더욱 의심하게 했다. 특히 부부 싸움을 하던 중, 뜬금없이 영업용 미소를 지으면서 큰 코코아 통을 들고, "새로 나온 코코아 한번 마셔볼래요? 맛의 차이를 한 번 느껴봐요!"라고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 최대의 개그 씬이자 소름 끼치는 장면으로 뽑힌다. 원래 성격인지 연기를 하다가 굳어졌는지 언제나 인형처럼 생글생글 웃는데, 이 표정이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도 변함이 없어서 은근히 소름 끼친다. 추궁하면서 쫓아오는 트루먼을 피해 다른 방으로 달아나면서도 이 웃음은 변함이 없다. 물론 트루먼은 분노하며 "도대체 뭐야! 어디다 대고 말하는 거야!"라고 외쳤다. 그 직후 트루먼이 분노해서 메릴을 쫓아가자 제작진이 긴급 투입한 말론에게 트루먼이 보는 앞에서 더는 이 일도 못 해먹겠다고 울먹이면서 푸념한다. 삭제 장면에서는 이후 크리스토프가 기존 배우들과 비비안 역 배우를 맞이하는 자리에서 한번 더 등장하는데, 목 보호대를 찼으며 시종일관 훌쩍이고 허탈해하는 모습이다.
이후 트루먼 쇼가 재개되면서 새 각본에 따라 메릴은 트루먼을 떠나고 새로운 여성이 트루먼과 플래그를 쌓기로 계획된다. 크리스토프가 새로운 여성과 재혼하는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다고 말하는 신에서 얼마 후 직장에 새 여성 동료가 들어오자 카메라는 그 동료를 비중있게 촬영한다.
특수효과 연출자(폴 지아마티)
트루먼 쇼의 효과를 연출하는 담당자. 트루먼과 아버지와의 상봉 당시 주변조명을 조절하는 식으로 극적효과를 맡는다. 트루먼이 한밤중 자택에서 사라지자 씨헤이븐에 해를 띄워 인공적으로 밤낮을 바꿨으며, 바다로 만들어진 곳에서는 크리스토프의 지시로 기상제어를 하면서 폭풍우를 만들고 산타마리아 호에 번개를 치게 한다. 트루먼이 죽을 수도 있어서 더 이상의 기상조절을 거부하자, 크리스토프가 직접 찍어 거대한 파도를 만들고 배가 뒤집힌 모습을 보고서야 중단을 명령하니 바로 원상복귀시킨다. 트루먼이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문에 이르렀을때 크리스토프와 자리를 교대하는 것으로 등장이 끝난다.
시청자들
펍 종업원들
트루먼의 과거와 심리를 해설해주는 역할을 한다.
목욕중인 중년남성
트루먼에 이입하여 그가 탈출하는동안 폭풍우가 몰아치자 샤워커튼을 붙잡고 꽉잡으라며 소리친다.
여성노인 커플
별다른 대사가 없고, 새벽시간 영상이 점검중에 나오자 놀라다가 다시 방송이 시작되고 트루먼이 결국 탈출하자 숨을 몰아쉬며 감격하게 된다.
경찰관들
트루먼을 응원하기도 했고 쇼에 불평도 했던 사람들. 트루먼쇼가 끝나게 되자, 스크램블만 나오는 화면에 “다른 채널은 뭐하지?”, “TV편성표 찾아봐.” 하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실제 TV 버라이어티 쇼인 '트루먼 쇼'를 진행하는 것처럼 출연 배우들의 영상과 크레딧이 나오고[1] 영화가 시작된다. 영화의 배경은 10,909일째. 만 나이로 29세 10개월 정도다.
트루먼 쇼는 말 그대로 트루먼 버뱅크(Truman Burbank)라는 남자의 삶을 방송하는 TV 쇼로, 태어날 때부터 걸음마, 초등학교 입학, 대학 진학, 결혼 등등 그 사람의 삶을 죄다 촬영한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라이브로 하루 24시간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잠자는 것까지 모두 찍어서 방송한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트루먼은 자신의 생활이 방송된다는 것을 모른다. 트루먼 쇼에 등장하는 사람 가운데 소꿉친구와 직장동료, 옆집 이웃, 심지어 부모와 아내까지, 트루먼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연기자이다. 그들은 배우로서 각본에 따라 트루먼의 주변 인물을 연기하며 행동한다.
대화하는 중간마다, 친구나 아내가 갑자기 뜬금없는 말을 하는데, 사실 트루먼 쇼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간접광고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맥주를 마시던 친구가 "맥주가 이 정도는 되어야지."라고 말하며 동시에 맥주 상표를 보여주고, 트루먼이 이웃과 인사를 할 때 이웃이 광고판이 있는 곳으로 밀어 상표를 보여주는 식.[2] 아내와 친구 등, 트루먼과 가까운 사람을 연기하는 배우들은 연기 생활이 곧 자신의 사생활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트루먼과 면식이 없는 단역들은 배우가 계속 교체되는 듯하며, 그들은 연기력이 주역 배우들보다 현저히 떨어져 있다.[3] 또한, 그가 어릴 때부터 살아온 섬 씨헤이븐(Seahaven)도 실제로는 외부인의 출입이 금지된, 흡사 오버 테크놀로지 같은 거대한 세트장이다.